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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뭐 먹었지?

을밀대 평양냉면은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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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의평옥 (의정부 평양면옥)과 필동면옥의 관계를 간단히 얘기했는데요. 이번에는 동네에서 처음 맛본 을밀대를 얘기해볼께요. 을밀대는 한국에서 꽤 유명한 평양냉면 전문점이에요. 1971년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시작한 노포로, 5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오며 평양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곳 중 하나죠. 본점은 마포에 있지만, 강남, 일산, 잠실 등 여러 지점이 생기면서 접근성도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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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변두리 동네 분식집으로 시작한 을밀대는 당연히 널리 알려진 집이 아니었어요. 1980~90년대 식도락 문화가 유행하면서 점차 소수의 미식가 문인, 언론인, 교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매스컴에도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을밀대 냉면 맛을 만든 사람은 평안남도 안주 태생의 대구 사람 김인주(1936~2005)이란 분이에요. 현재 을밀대의 주인은 그의 아들이 이어서 하신다고 하네요. 이름은 평양에 있는 고구려 시대 누각 '을밀대'에서 따온 거라, 전통적인 이미지도 강하죠.

을밀대 평양냉면 특징은 우선 면발이 다른 평양냉면집보다 굵고 쫄깃한 편이에요. 메밀을 주재료로 하되 전분을 섞어서 뽑아내는데, 이 때문에 거친 식감과 씹는 맛이 돋보인다고 평가받아요. 육수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깊고 담백한 맛을 내는 게 기본인데, 살얼음이 동동 뜬 차가운 스타일로 유명해요. 이 살얼음 육수가 을밀대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죠. 다만, 간이 평양냉면 치고는 조금 세다는 의견도 있어서, 평냉 초보자들에게 입문용으로 추천되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평양냉면에 식초나 겨자를 넣어 먹지 않는 편인데, 여기는 겨자를 넣어도 크게 맛이 달라지지 않는 느낌이에요. 

메뉴는 주로 물냉면(평양냉면)이 대표적이고, 곁들여 먹는 녹두전이나 수육도 인기 있어요. 특히 녹두전은 고기가 듬뿍 들어가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맛으로 평이 좋죠. 주문 팁으로는 "양마니" (곱배기인데 보통 가격과 동일), "거냉" (얼음 빼고), "육수 마니" 같은 옵션을 활용하는 단골들이 많아요.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인데, 육수의 깊은 맛과 면발의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극찬하지만, 너무 심심하거나 살얼음 스타일이 어색한 사람들은 별로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서울 3대 평양냉면(우래옥, 필동면옥과 함께)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로, 역사와 명성을 생각하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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